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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와 우미인풀 이야기
소리로 듣는 나그네 생각
오늘은 영월장이 서는 날이다. 동강 둔치에서 일찍 일어나 역으로 가는 다리를 향해 걸을 때 손바닥만 하게 가꾼 텃밭에 요것조것 심고, 가장자리를 자갈로 친 곳이 보였다. 붉은토끼풀과 개갓냉이가 밭둑 바깥을 삥 둘러 피었다. 텃밭에서 강 자갈밭으로 드나들 수 있는 샛길이 있는데, 그쪽에 붉은빛을 띤 큼직한 꽃 한 송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심코 꽃에 다가가며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더는 없다.
꽃봉오리는 흡사 도꼬마리 열매처럼 잔가시가 무수하게 달렸고 모두 밑을 향하고 있다. 줄기 끝에 달랑 하나 핀 꽃은 하늘을 보고 있다. 도무지 이 꽃이 이곳에 피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혹시나 해서 강변을 돌아다니며 꽃이 피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찾았지만 허탕이었다. 꽃을 어떻게 처리할까? 잠시 생각하다가 계단을 타고 강둑으로 오르면서 몇 번 뒤돌아보았다. 주변에 비슷한 꽃이 없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영월장은 역 앞 강둑에 펼쳐졌다. 장 입구로 들어서는 다리가 끝나는 모퉁이에는 서로 다른 사람 이름과 번호가 쓰인 유니폼을 입은 아낙들 네 팀이 오가는 차와 행인들에게 굽실거리며 인사를 하는데, 그들의 목적은 선거홍보로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그들 뒤에서 방송시설을 한 차에서 알아듣지 못할 시끄러운 소리로 지원하는 팀도 있다. 예전에는 강둑과 역 앞 31번 구도로 사이 골목에 장이 섰다.
부지런한 장사꾼들은 장판을 미리 벌였고, 게으름 부리다 나온 장사꾼들은 서둘러 보따리를 펼친다. 좁은 장 복판을 천천히 걸으며 고개를 이쪽저쪽 돌리며 구경할 때 갑자기 앞에 한 노파가 나물을 들고 나타났다. 그녀는 내게 팔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맞은 편에서 장사하는 젊은 아낙에게 '참나물을 샀다.'라고 자랑하는 것이었다. 한 발짝 옆으로 비키며 그들을 돌아갈 수 있는데 그냥 지나치기 심심하여 끼어들었다.
"맛 좀 보여주세요."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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