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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석탑리 방단형적석탑, 경북 의성군 안평면
나그네의 의성 구석구석 여행
활력 넘치는 희망 의성
읍내서 박실에 가려면 912번 지방도를 이용해야 한다. 마을 어귀 못 미쳐 누룩바위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석탑리가 나온다. 이 마을에 돌탑이 있다는 푯말이 진입하는 곳 즉 누룩바위가 있는 곳에 있는데, 그걸 볼 때마다 '언제 가 봐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지나치곤 했다. 그러던 차에 지난번 안동박실과 정반대 북쪽 마을에 갔다가 거기 사람들로부터 산을 넘으면, 박실과 석탑으로 길이 갈라진다는 걸 들었다. 그 며칠 후, 안 마을을 지나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손바닥만 한 밭을 지나 경지가 없는 곳에서 길이 갈라진 곳까지 가보았다.
굳이 누구에게 묻지 않아도, 바로 그 지점에서 비해당에서 보았을 때 먼 앞산 잔등 왼쪽으로 가면 장림, 골짜기를 낀 오른쪽으로 가면 석탑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날은 거기에서 걸음을 멈추고, 어느 쪽도 가보지 않았다. 장림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는 바로 코앞에 있었으므로, 거기에 올라섰을 때의 느낌을 나중으로 미루었다. 어제처럼 오늘도 이른 아침에 아래 텃밭을 손질하고서 굴림방에서 낮 한때를 보내려고 석탑리를 찾았다. 박실과 달리 지방도에서 이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노란 중앙선이 없고 좁다. 반대에서 오는 차와 마주치면 길폭이 좁 넓은 곳에서 한쪽이 양보해야 한다.
마늘의 고장 의성은 요즘 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지런한 사람들의 손길이 거친 곳은 파릇한 마늘싹이 마른 들을 생동감으로 물들였다. 그런가 하면 비닐 속 싹을 겉으로 꺼내는 농부들의 손길이 석탑이에서도 자주 보인다. 돌탑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딴판이다. 검은빛이 도는 시루떡 같은 돌을 쌓았는데, 언뜻 보아서는 탑이라기보다 돌무더기같다. 각 면에는 움푹 들어가게 하여 그 안에 불상을 새긴 돌을 세웠다. 돌탑을 낀 산길에 못 둑이 보이기에 올라갔다. 작은 못에는 산과 나무가 물속에 비쳐 거꾸로 보인다. 의성 관내를 다니다 보면 타지방보다 크고 작은 못이 많은 걸 보게 된다.
돌탑 옆 못보다 더 큰 게 있단 건 마을의 노인에게 들은 게 있어 거기를 찾아간다. 겨우 차 한 대 다닐 수 있는 꼬불꼬불한 길옆에는 과수 밭과 볏논이 끝없이 이어진다. 사과나무 잔가지가 궁전 옆구리를 쓱쓱 문지르며 마치 더는 들어가지 말라는 듯이 방해를 하는 곳을 지나 저 앞에 누런 못 둑이 나타났다. 잔디를 곱게 깔아 여느 잡풀이 자라지 못하는 둑이다. 이 지점에서 스마트폰의 지도를 켰다. 있는 곳에서 저 너머 박곡지까지 직선거리가 1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최고높이가 약 260미터밖에 안 된다고 하니, 박실에 비해 여기도 고도가 높다는 뜻이다.
비해당에서 해 뜨는 산 너머가 바로 여기인 셈이다. 그런데 박실에서 이 왼쪽 산 잔등을 작년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산이 높아 시간이 제법 걸렸다. 물에 비친 풍경을 좋아하는 내게 이 못도 그러한 즐거움을 준다. 어제 박곡지 못 둑에 이어, 오늘 석탑 못 가에서 점심을 겸한 잠깐 소풍놀이를 하면서, '의성의 못을 모두 찾아다녀야겠다!' 생각한다. 고인 것 같은 이 못물도 순환의 연속에 있다. 한 방울 한 방울 밑으로 새어 실개천으로 새어들고, 가뭄에는 방류로 말미암아 논밭을 거쳐 개천 또는 하천으로 흘러들어, 물의 종착지 바다까지 갈 것이다.
아쉬운 건 이 못은 굴림방을 둑길이 쪽으로 향할 수가 없다. 못물이 흘러내리는 곳이 바로 농로 옆에 있기 때문이다. 돌탑에서 여기까지 포장 농로가 있건만, 지도에는 길이 없는 걸로 나온다. 그 바람에 여기까지 들어오는 차가 없어 더없이 조용하다. 박곡 못 둑에서처럼 여기도 확 터진 골로 말미암아 열린 굴림방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만이 조용한 산속에서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소리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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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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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corner of the str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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