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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담을 따라 13, 설맞이 생각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오늘이 설 전이다. 지난 월요일이 내 휴무였으나 그날 대신 오늘 쉬라고 제안한 사람이 곽씨다. 경험으로 그가 설인 내일 꽃담이 하루 휴장하는 걸 알고 우리가 이틀 쉬자고 한 것이다. 즉 나는 오늘과 낼, 곽씨는 내일과 모래다. 우리 둘에게 낼이라 함은 설이다. 어제 근무하면서 오늘과 낼을 어디서 어떻게 보낼지 생각했다. 그러나 뾰족한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디 가고 싶은 데도 없고, 그렇다고 비해당에 있으려니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요즘 산길은 밀가루 반죽한 듯 질척하다. 고라니가 다닌 발자국이 깊게 팼고, 내 발자국도 어지럽게 찍혔으며, 궁전을 비롯해 위에 드나든 차바퀴가 미끄러진 흔적도 남았다. 한겨울에 얼어붙어 오르지 못하고, 요즘은 해빙기를 맞아 땅이 물러서 또 오르지 못하는 게 비해당이다. 비해당 생활 몇 년간 설과 추석에 여기 있었던 적 없다. 어딘가 한데서 지낸 기억을 하며 이번에도 그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건 신체적인 것으로 어제 고객이 모두 들어와 그린에 나가고서, 들어올 때까지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정문을 빠져나가 궁전에 두 번 들락거렸던데 날씨가 꽤 사나웠다. 바람이 세고 기온도 낮았다. 그 여파로 말미암아 고객이 들어올 즈음에 맑은 콧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수시로 닦아도 점점 더 많이 나오는 것이었다. 화장지를 들고 다니며 일이 일찍 마치기를 바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야만 일이 끝난다. 골프 치러 간 고객들이 한 바퀴 도는 데 몇 시간쯤 걸린다는 들어서 이제 대충 알기에 그렇다. 마지막 고객이 12시 30분쯤이므로 잘 친다고 가정하면 4시 반이면 들어와야 한다. 어제는 젊은 사람이 많았다. "젊은 사람들은 자주 오지 못하므로 잘 친다고 할 수 없어, 따라서 퇴근이 늦을 수밖에 없어요."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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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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