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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 이야기 4
한참만에 비해당에 오니 마음이 심란하다. 있던 게 없음에 더욱 그렇다. 사물도 있던 게 없으면 허전하기 마련이다. 그러할진대 하물며 동물가족이라 떠벌리던 삽사리가 없단 걸 인식하는 순간 그야말로 가슴이 요동친다. 그간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과 죄책감도 들고, 한편으로 모든 걸 떠나 늘 내 옆에서 나를 지켜주려 한 그 동물이 없단 게 믿기지 않기도 한다. 이 모든 게 일어난 건 나 때문이다. 사랑이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목구멍에 풀칠한답시고 돈 벌러 나선 게 시발점이다.
따뜻한 곳은 물론 남쪽이지만 황당하게 알아낸 사실에 의하면 이보다 북쪽 동녘도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거기에 목매달 양으로 무턱대고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구체적인 것도 모른 체 짐을 챙겨 나섰고, 다행하게 개인 사업체여서 사장과 일대 일 면접에서 단 몇 분 만에 통과하여 일하게 되었다. 일주일 째 되는 첫 휴무에 사랑이가 걱정이 되어 몹시 피로한데도 편도 약 150㎞를 운전했다. 길 상태가 좋으면 이 거리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길이다.
비해당과 거기를 오가는 방법은 여럿이다. 안동 봉화와 울진을 택할 수 있고, 영양에서 평해를 택할 수도 있으며, 영덕을 거쳐 거기를 택할 수 있다. 또 태백 쪽으로 오르다 거꾸로 거기를 내려갈 수도 있으니 길은 여러 가지다. 문제는 여러 길 모두 편도 3시간 30분 이상 걸린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 구간은 고속도로가 없고, 국도 사정이 좋지 않다. 국도도 편도 1차선이 거의 그나마 지방도 위주다. 지방도이므로 당연히 편도 1차선이다. 삼 주일째 비해당에 온 내 심정은 전과 다르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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