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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1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청송 무학봉 추억
고모산과 매산이 맞닿은 산길을 지나 무학봉에 오르는 곳에 무덤이 있다. 지난해는 벌초하지 않아 땅속에 갇힌 영혼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덤 못 미쳐서부터 갓 뒤집어 놓은 부엽토가 보이더니 한 곳서 절정을 이루었는데 손질한 두 구의 무덤에도 큰 구멍이 숭숭 뚫렸고, 봉분 가장자리가 심하게 팼다.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멧돼지밖에 없다. 땅속에서 어떤 걸 먹이로 취하려고 무덤과 산길을 파헤쳤는지 이 동물의 한 짓이 심하다. 거길 지나서도 주둥이질한 흔적이 이어진다.
멧돼지의 흔적은 솔밭에서 또 한 번 크게 나타났는데, 여기저기 똥과 함께 파헤친 부엽토가 물기가 마르지 않은 걸로 보아, 간밤에서 새벽 사이에 한 짓 같다. 전날에도 숙소에서 여기까지 멧돼지와 고라니가 다니는 길이란 걸 알았다. 무학봉에 오르는 올 첫날 멧돼지가 주둥이질한 뒤를 따른다는 생각을 하니, 이 동물이 나보다 한발 앞서 행동하는 것이 괘씸하다. 솔밭에서 초소로 향하지 않고 멧돼지는 능선을 타고 금호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산할 때 무덤이 여러 구 몰려 있는 데를 가보았다.
마찬가지로, 멧돼지가 난장판을 벌였는데, 한 구의 무덤은 봉분이 반이 허물어졌다. 파헤친 흙더미와 무덤을 자세히 보아도 이 동물이 먹다 남긴 흔적이 없다. 이렇듯 집요하게 대체 뭘 먹잇감으로 찾았는지 궁금하여 일대 무덤을 모두 둘러보다가 한 구에서 잎이 달린 풀뿌리가 패 하친 흙더미 속에 있었다. 집어들고 보니 퉁퉁한 뿌리에 동물의 이빨 자국이 없다. 주변에 같은 풀이 더 뽑힌 게 있는데 모두 입질한 표시가 없는 걸로 보아 동물이 찾는 먹이가 아닌 것 같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남자,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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