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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이 불알을 동지에 얼리고 입춘에 녹인다
자유인의 자유로운 생각
입춘이 지난 지 며칠 되었다. 절기가 딱 맞대는 걸 입증하듯이 날씨가 달라졌다. 우리 지역은 날씨로 악명이 높다. 즉 한여름에 몹시 덥고, 한겨울에 몹시 추운 곳 중 하나에 들어간다. 그러하므로 요즘도 최저기온은 영하로 떨어지지만 낮은 팍 올라 봄기운을 느낄 수 있으니, 입춘은 지났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봄기운을 느끼려면 최저기온에서 영하라는 말이 떨어져 나가고, 언 땅이 풀려야 한다. 겨우내 꽁꽁 언 땅이 서서히 녹는다는 걸 산길에서 느낄 수 있다.
아침에 오를 때는 날카로운 지팡이로 찍어도 들어가지 않는다. 하루를 외로운 산장에서 행복하게 보내고 하산할 때는 다르다. 낮 동안 오른 기온이 지표면을 녹여 괭이가 어느 정도 푹푹 들어간다. 낙엽을 말끔하게 쓴 산길은 흙이 푸석하다. 그러므로 낙엽을 너무 깨끗하게 처리할 필요가 없단 걸 알았다. 얄팍하게 두어야 언 땅이 녹아 질척해도 걸음걸이에도 좋고 신발 관리도 깨끗할 것 같다. 식물도 봄맞이 준비에 바쁘다. 두드러진 게 버드나무가 꽃망울을 부쩍 키우고, 진달래도 그러하다.
한 열흘 걸어 오르내리던 비해당 산길에서도 봄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어제부터 길목에서 한뎃잠을 자던 궁전이 마당까지 오르게 되었다. 산길이 완전히 녹은 건 아니다. 아직 지난 눈의 흔적이 군데군데 남았지만, 궁전의 바퀴가 그걸 피해 오르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단 걸 오늘 일 마치고서 알았다. 그런가 하면 빨간창 앞에는 눈덩이가 많이 남았다. 오후 햇볕을 받는데도 눈덩이가 녹는 속도가 느리다. 오늘 아침 안평은 영하 10도까지 내려갔다. 날씨로 악명이 높다는 게 드러나는 기온이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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