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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팔봉이 이야기 2
비해당의 두 명견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마음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간밤에도 두 녀석은 비해당에 오지 않았다. 어제 하산할 때 녀석들이 함께였다. 그저께 옆으로 빠지던 곳에서 더 따라내려 왔다. 황매화를 심은 두 구의 무덤 있는 가파른 곳에서 칠봉이는 더는 내려오지 않고 멈추었다. 녀석은 거기를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강아지였을 적 녀석은 거기까지 따라내려 와서는 멈추어 나를 물끄러미 보곤 했다. 팔봉이는 제어미를 한 번 돌아보고는 뒤따랐다. 어제 아침에 실골에 올라서니 덤프트럭이 한 대 있고, 어느 집에서 고춧대를 묶어 쌓은 탓에 길동무를 늘 대던 곳에 두지 못하고 마을버스 승강장에서 실골 접어드는 길목에 있는 무덤 있는 곳에 두어야 했다.
팔봉이가 거기까지 따라왔다. 녀석은 아마 행복충전소 비해당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을 했나 보다. 길동무 문을 열고 녀석에게 타라고 하자, 못 들은 척하고 온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나는 그 길로 비해당에 가지 않았다. 두 녀석이 조금 전에 하는 짓으로 보아서 분명히 비해당에 오지 않을 것이란 걸 아는 순간 마음이 좀 언짢아서 하릴없이 한 바퀴 돌려고 생각했다. 생각은 적중했고, 한두 시간 후에 비해당에 들어서도 두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겁이 많은 꼬맹이가 빠끔히 보이더니 이내 숨는 것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이런저런 걸 준비했다. 두 녀석의 밥과 우유, 간식 외 물도 더 챙겼다. 등짐을 지고 이칠봉 오르는 산길이 힘들다. 배낭에 잔뜩 넣은 사물 때문이 아니고, 옅은 구름이 낀 흐린 하늘 때문도 아니다. 녀석들 생각으로 말미암아 등짐이 무겁게 느껴진다. 이칠봉 다다라 어제처럼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두 녀석이 신나게 뛰어내려 온다. 녀석들은 밤에 여기 있었을 것이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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