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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지풍기미 3
소리로 듣는 자유인의 생각
경북 영천시 화북면 입석리
설날 아침을 밝히는 해가 가파른 산 잔등 사이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아침의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간밤 이곳 빙계계곡의 최저 온도는 영하 8도까지 내려갔다. 꿈에 시달리느라 밤새 몇 차례 깨어 떨어진 굴림방 온도를 적당하게 유지했다. 밤새 앞 유리창은 안팎으로 꽁꽁 얼었다. 유리가 녹을 때까지 시동을 걸어두고 기다렸다가 고향으로 출발한다. 가는 길은 여기서 68번 지방도 현서 방향으로 가다가 금오로 넘어가는 샛길을 택했다. 이 길은 현서면 월정에서 35번 국도와 만나고, 우회전하여 조금 가면 노귀재터널이다.
터널의 길이는 대략 970여 미터, 통과하는 데 몇십 초밖에 안 걸린다. 이리하지 않고 예전 구도로 재를 넘으면 한참 더 걸릴 것이다. 터널을 빠지면 영천시 화북면이다. 화북면은 내 고향을 거느린 상위 행정구역으로 청송과 맞닿은 동네가 상송, 그 밑 동네가 하송이다. 하송은 보현산 다목적댐 수몰지역이어서 집이 거의 허물렸다. 하송 다음이 용소다. 용소리도 마찬가지로 수몰되므로 집이 거의 없어졌다. 그런데도 마을 이름이 적힌 정거장이 있고, 보현산 한 자락에 해당하는 높은 곳에 있는 법룡사 가는 길이란 문화이정표가 있다. 용소리 다음이 지풍기미로 내 고향이다.
역시 길 양쪽에 지풍기미라는 버스 타는 곳이 있고, 옆에는 '고향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펄럭이는데, 매단 사람은 정작 고향 사람들이 아니다. 댐을 건설하는 업체가 내걸었는데, 그들이 수몰되어 고향의 향수를 잃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나 보다. 마을 어귀에 서서 보현산을 본다. 떡 하니 높은 다리가 가로막혀 산 중간허리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자천으로 향했다. 조부모에게 드릴 막걸리를 사기 위해서이다. 자천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설날 아침 바삐 오가는 차는 우회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하략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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