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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지풍기미 2
소리로 듣는 자유인의 생각
경북 영천시 화북면 입석2리
고향은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곳이다. 태어나 자란 땅에 대한 그리움은 사람에 대한 그것 못잖다. 그러기에 나는 어려서 고향을 떠나 도시 생활을 오래하며 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넘쳤다. 내 고향은 경북에서도 높은 산에 해당하는 보현산 중턱 산골이다. 따라서 나는 산골 촌놈으로 태어나 고향이 뭔지 모르면서 10대 초반을 보내고 거기를 등졌다. 한때는 그 산골에 태어난 촌놈이란 걸 남에게 말하기 싫어 영천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단 걸 깨달았다. 지금은 내 고향의 몰골이 달라졌다.
마을 어귀에는 높은 교각을 세워 긴 다리가 놓였다. 그건 보현산다목점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흉물스런 구조물이다. 아직 완공하지 못한 이 사업으로 말미암아 고향은 많이 변모했다. 그 즈음에는 내가 태어난 마을이름이 예부터 내려온 지풍기미다. 하나 그때도 엄연히 행정 명이 있었고, 입석 2동이다. 우리 마을보다 큰 길가에 있는 아랫마을이 입석 1동이다. 댐 건설로 입석 1동은 죄 수몰지역에 들어가 집이 헐려 지금은 어렸을 적의 풍경을 찾을 길이 없다. 내 고향 지풍기미도 일부 수몰이 되었으나 마을 전체가 고스란히 물에 잠기는 불상사는 면했다.
내 고향 지풍기미에는 조부모 산소가 있다. 거슬러 두 해는 조부모 산소 벌초를 사촌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리며 달라진 마을 풍경에 적잖이 씁쓸한 기분을 맛보기도 했다. 그 하나의 위안을 나는 조부모 영혼에 대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할매, 할배요! 이제 심심하지 않겠네요, 저 앞에 공중에 떠다니는 차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조부모 산소에서 마을 어귀에 길게 놓인 다리가 잘 보인다. 그게 놓이기 전에는 어귀에 솔무지라는 곳이 있었는데, 내력은 모르나 가운데 무덤이 있고 주변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성한 곳이었다. 솔무지는 댐 공사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일찌감치 형태가 사라졌다. 요즘 블로그를 관리하면서 이따금 통계를 들여다본다. 거기사 서너 유형의 분석 자료를 매일 볼 수 있다. 일전에 누가 내 블로그에서 어떤 글을 보고 가는지 궁금했다. - 내 고향 지풍기미 - 를 본 사람이 뜻밖에 많았다. 그리고 나는 갸우뚱거렸다.
하략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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