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우리의 기행 021, 문경 쌀막걸리
바람이란 개의 여행일기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지난밤 우리가 잔 태백산 각화사 못미처 어느 곳에서 아침 산행을 우리는 했습니다. 암자가 있는 막다른 길에서 우리는 무작정 골짜기를 타고 들어갔습니다. 다래와 가시덩굴이 무성하고 이끼 낀 돌투성이입니다. 우리는 포복 자세로 몸 하나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틈을 찾아 기면서 산을 타고 올랐습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식물은 없습니다. 골짜기를 탄 것을 우리는 이내 후회했지만 돌아가는 것도 만만찮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산 잔등에 올라 다른 골짜기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산 잔등에는 후손이 돌보지 않은 봉분이 하나 있습니다. 이 무덤에 묻힌 영가는 살았을 적 지은 죄가 크거나, 혹은 후손이 끊겼는지, 죽어서도 대접을 못 받는 것 같습니다.
작년 추석 무렵 벌초를 했다면, 이렇게 무덤이 방치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달리 산 잔등에 오르자 상황이 더 나쁩니다. 간벌하지 않은 소나무와 졸참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빽빽하여 우리는 내려갈 걱정이 암담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가장 빨리 돌아가는 것은 골짜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참나무잎이 무릎까지 덮이는 골짜기를 타고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내 키가 작아 마치 늪에 빠진 느낌입니다. 나는 이내 요령을 터득했습니다. 인간처럼 느릿느릿 걸으면 내 몸이 낙엽에 빠져 더 힘든 것을 알고 눈썰매 타듯이 나는 내리뛰어 미끄럼을 탑니다.
이런 나의 행동을 보고 인간은 걱정이 되는지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골짜기를 거의 다 내려왔을 때 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질척한 골짜기는 가시덩굴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는 일단 주저앉아 헤쳐나갈 방법을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의견일치를 하여 반대편 산자락으로 건너가기로 작정했습니다. 가시덩굴을 몇 미터 헤치며 가다가 우리는 포기했습니다. 걸음을 되돌려 우리는 일단 전진을 포기하고 후퇴하여 비탈로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나 혼자 건너기에 힘든 도랑이 나타났습니다. 인간이 나를 옆구리에 끼고 도랑을 건넜습니다. 주위는 잘 익은 줄딸기 밭입니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이야기...나그네의 동물가족, 바람이.
낭독...글 읽어주는 고지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티스토리, TISTORY https://muhsk1.tistory.com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nageune-ui guseogguseog yeohaeng Every corner of the stranger modeun geos-eulobuteo jayuin, muhak Free from all, obscure
--------------------------------------------------------------------------------------------------
nageune-ui guseogguseog yeohaeng
Every corner of the stranger
modeun geos-eulobuteo jayuin, muhak
Free from all, obscure
728x90
반응형
'바람이의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의 기행 023, 자정이 훨씬 넘었네 (0) | 2020.10.10 |
---|---|
우리의 기행 022, 마법의 향기 (0) | 2020.10.10 |
우리의 기행 020, 각화사 범종 소리 (0) | 2020.10.08 |
우리의 기행 019, 백두대간 박달령에서 (0) | 2020.10.06 |
우리의 기행 018, 봉화 '오전약수'로 삶은 닭백숙 (0) | 2020.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