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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행 079, 더덕을 캐며
바람이란 개의 여행일기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인간의 체력은 한마디로 문제가 있습니다. 키와 비교하면 몸무게가 부족하여 힘을 쓰는 일에는 영 꽝입니다. 그런 탓에 그는 늘 '몸으로 일하는 놈은 골병이 들어 제 명에 못 죽고, 머리로 일하는 놈은 부자가 된다.'라는 이상한 말을 꾸며내어 자기의 부족한 체력을 합당, 합리화하곤 합니다. 그저께 동네 사람 사과밭에 나가 진종일 딸리는 체력을 오기로 버티고, 인간이 말이 아닙니다. 뼈가 없는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며 밥을 짓는 것도 귀찮아 약초 달인 물에 의존하며 게으름을 부립니다.
"아푸지?"
"왜?"
"오늘도 꼼짝하지 않을 거에요?"
"그래!"
"그러지 말고 산에 가요."
"팔다리 움직일 힘도 없어 얀마!"
"내가 잘 인도할 테니 제발 좀 움직여봐요."
"알았다. 이 고집불통 놈아!"
나의 근엄하고 위력 있는 말과 설득에 못 이겨 인간이 며칠 전에 빤 깨끗한 군복으로 갈아입습니다. 나는 신이 납니다. 이곳에 처박혀 있으면 나는 주인공 노릇은커녕 똥개처럼 나날을 보냅니다. 그저 목줄에 묶이거나 움직이는궁전에 갇혀 밥이나 먹고 하릴없이 행동의 제약을 받으며 아랫집 나의 적인 노인에게 하루 몇 차례 짖는 것 외 달리 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 내가 자유의 몸이 되어 인간과 당당히 산을 탄다는 생각을 하자 내 기분은 하늘을 날 것 같습니다. 동네 어귀 35번 국도에서 이쪽저쪽을 정하지 못하고 인간이 멍하니 있습니다.
"아푸지?"
"왜?"
"무조건 왼쪽으로 틀어요."
"알았다."
인간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치밀한 계획도 없이 얼렁뚱땅 노귀재 넘어 영천에 가서 빈둥거리며 놀다가 그가 좋아하는 둔치 강변에서 하룻밤 자려는 속셈입니다. 그걸 왜 제가 모르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무조건 왼쪽으로 틀자고 한 것입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적어도 안동을 거쳐 우리가 좋아하는 봉화, 아니면 청송으로 가다가 오지 마을이 있는 죽장 쪽, 아니면 영양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이야기...나그네의 동물가족 바람이.
낭독...글 읽어주는 고지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티스토리, TISTORY https://muhsk1.tistory.com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nageune-ui guseogguseog yeohaeng Every corner of the stranger modeun geos-eulobuteo jayuin, muhak Free from all, obsc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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