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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오일장 노점 국수
소리로 듣는 나그네 생각
청송 무학봉의 추억
엊저녁 먹다남은 호박죽을 한술 먹고 박군과 영천장 구경에 나섰다. 새벽안개가 거의 걷힌 뿌연 노귀재를 규정속도를 초월하여 곡예를 하듯이 박군이 운전을 하는데, 꼬불꼬불한 고갯길의 노란 중앙선도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운전을 해온 나는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지방도 고갯길을 넘을 때도 어떠한 경우에도 중앙선을 넘기는 고사하고 움직이는궁전의 바퀴로 밟지 않는데, 박군의 운전은 다르다. 속도위반 감시카메라가 있건없건 그는 이미 노귀재휴게소에서 영천이나 대구를 드나들 때 바삐 움직이던 습관이 몸에 배어 영천오일장 볼일이 그리 급한 것도 아니건만 마치 경주하듯 달린다.
속도계를 이따금 보며 '너무 달리는 것 아니냐?' 했더니 '형님이 타서 오늘은 천천히 갑니더.' 해대니 무어라 할 말이 없다. 북문통 고개를 넘어 영천교 시작지점에서 강터로 빠져 고수부지 장터에 다다랐다. 동물을 좋아하는 박군은 개와 고양이 온갖 짐승을 파는 곳에 아무렇게나 차를 세우고 시동을 걸어둔체 내려 기웃거리며 안면이 있는 장사치들과 인사를 하며 사지도 않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대곤 한다. 조수석에 앉아 내리지 않고, 나는 그의 동태와 장 풍경을 구경했다. 박군이 영천에서 들른 곳은, 동력톱을 전문적으로 파는 곳과, 콩나물과 두부공장 등으로 그의 아내가 사오라고 한 것과, 산도라지와 약초술을 담그는 용기를 파는 집이다.
그의 볼일이 모두 끝나고 남은 것은 내 볼 일인데, 며칠 전 길따라 마음따라 돌아다니다 영천 강터에서 며칠 쉬며 오랜만에 포토샵이란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인터넷오일장파수꾼'이란 명함을 만들어 명함집에 맡긴 것을 찾는 것이다. 명함의 바탕 사진은 강원도 홍천 바람골의 몇 년간 빌려 쓴 허름한 농가의 작년 겨울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찍은 겨울 사진을 연둣빛으로 바꾸었는데, 그 색채가 모니터에서 본 것과 똑같이 나올까 궁금했다. 명함을 받아드는 순간 거의 비슷하게 나와서 마음이 흡족했다. 그리 트집 잡힐 것이 없는 내 명함을 한참 들여다보던 박군이 주관적인 제생각을 말하며 '이걸 이렇게 했으면 더 좋을뻔 했심더.'. 남의 말을 지나치는 법 없는 박군이다.
"길거리에서 먹는 국수 맛딛심니더."
"출출한데 먹자."
"길 건너 가서 두 그릇 시키소."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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