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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 5. 울보할매와 삼계서원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대중교통을 이용한 겨울 여행
이 아침 몹시 춥다. 길목까지 걷는 사이에 장갑 낀 손가락 끝이 시리다 못해 저리고 방한화 착용한 발가락도 그러하나, 바람이 불지 않아 그나마 견딜 만하다. 눈밭에 둔 궁전에 시동을 걸어 길 나선다. 간밤 거기에 사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들은 게 즉흥적으로 겨울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거기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내리막길 오른쪽에는 소나무 형상을 한 가로등이 늘어섰는데, 가짜 나무에 눈꽃이 피었다. 춘양목의 고장에 뜬금없이 가짜 소나무를 심어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갸우뚱거리게 한 거기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저런 걸 설치했는지 모르겠다.
길 건너는 송이축전이 열리는 곳이다. 교차로를 반쯤 돌아 녹슨 철교가 있는 곳부터 꽁꽁 언 내성천이 왼쪽으로 보인다. 그 지점에서 불과 백여 미터 앞에 석천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내성천과 만나는 곳에서 샛길로 들어섰다. 워낙 거대하여 잎이 무성할 때는 전체를 볼 수 없던 당나무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두 그루가 하나가 된 별난 나무다. 밑동에는 알록달록한 천이 감겼고 단상에 기도한 사람의 정성이 그대로 남았다. 좀 가니 빈집이 보인다. 한때 울보라고 불렀던 할매가 살던 집이다. 환성문 앞에 궁전을 세우고 간 곳은 서원이 아니다.
마당 구석구석에 녹지 않은 눈이 쌓였고, 미닫이로 된 현관문에 두꺼운 비닐을 붙였는데, 몸 하나 드나들 정도 빠끔히 열렸다.
"할매요!"
크게 불렀는데, 듣지 못한 모양이다.
"할매, 안 계세요?"
"누구니껴?"
"하루도 안 지났는데, 잊어버리셨어요?"
되묻자 그때야 노파가 정지에서 굼뜬 동작으로 나온다.
"어떻게?"
"갑자기 오는 게 좋잖아요."
"그렇긴 하니다만."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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