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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렸다 하면, 폭설 2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길게 비우려고 한 생각은 고작 며칠 만에 수포로 돌아가, 겨울 여행도 비해당에 들어서는 순간 끝났다. 비우던 날 아침에 퍼붓던 눈의 세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마당에는 평균 20센티미터 이상의 눈이 쌓였고, 군데군데 고라니가 먹이 찾아 어슬렁거린 발자국이 보인다. 배낭을 내려놓고 바로 눈 치우기에 나섰다. 두껍게 쌓인 눈이 땅과 맞닿은 곳이 얼어붙어 세게 밀어도 끄떡하지 않는다. 밀대로 욕심을 부릴 게 아녀서 삽으로 일일이 뜰 수밖에 없다. 이 일 할 동안 얼음장 같은 방에 기름을 돌리고, 거실에는 난로를 세게 틀었다. 눈이 녹아 흐르다 만 끝에 창 같은 뾰족한 고드름이 기이하게 추녀 골마다 달렸다.
내버려두면 그대로 매달려 있을 고드름 하나가 모자에 부딪혀 산산조각으로 발밑에 부서진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차가운 날씨이건만 눈을 쓴지 채 얼마 되지 않아 속옷이 축축하다. 방한모 털은 콧구멍으로 나온 입김에 이내 얼어붙는다. 올겨울 들어 벌써 몇 번째 비해당에서 눈을 쓸었다. - 올겨울은 유난히 춥습니다! - 어느 광고를 보았다. 방한부츠를 판다는 그 광고에서 발이 시리면 온몸이 몇 배 더 춥다는 말도 실감이 난다. 한 시간 이상 눈을 치우는 사이 발가락부터 시리더니 끝내 온몸에 밴 땀이 식으면서 한기가 들기에 내일로 미루고 안에 들었다.
그새 난로가 실내 공기를 급격하게 끌어올려 빈집 같던 게 사라졌다. 눈을 피해 달아나는 바람에 치우지 못한 것이 그대로, 설거지도 밀렸다. 주방부터 해치우고 거실을 정리하고서야 한 개 비 꺼내 물었다. '얼마나 눈이 내릴지 종잡을 수 없네!' 투덜거렸다. 비해당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온통 눈 세상을 돌아다녔다. 그건 지난번 내린 눈의 고장도 해당하고, 오전에 퍼붓던 곳도 해당한다. 울진서 해맞이 구경을 하고 36번 국도에 접어들 때 나비처럼 하나 둘 나풀거리던 눈은 불영계곡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크게 불어나 먼 산을 은회색으로 바꾸더니, 봉화 땅부터 세력이 더욱 커졌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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