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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봉에서의 해맞이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청송 무학봉 추억
2009년 12월 31일 23시 노래하는 화장실에 들어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의 2악장을 들으며 전기선을 철거하고 빙계계곡을 출발했다. 청송군 현서면이라는 이정표를 지나 월정정류소를 지나치며 힐끗 보니 가게에 불이 꺼졌다. 초저녁에 잠시 들러 커피를 한 잔 먹은 곳이다. 여기서 모계2리까지는 약 4km, 거기까지 이용하는 도로는 35번 국도다. 국도에서 우회전하면 작은 다리가 있고, 다리를 지나 백여 미터 가면 매산정이다. 정자에 도착했을 때 시각은 오후 11시 48분이었다. 서둘러 무학봉에 오른다.
교회마당에 여러 대의 차가 보이는 걸로 보아 밤 행사가 있는 것 같다. 밤바람은 초저녁 하산할 때에 비해 좀 수그러들었다. 자정 무렵에 산에 오르내리다 보면 외려 초저녁이나 꼭두새벽보다 포근하고, 바람의 세기도 약한 걸 알 수 있다. 한밤중에 산에 오르는 것이 신나는지 바람이 녀석이 여느 때보다 경쾌한 몸을 움직이며 저만치 산자락에 뛰어가더니 번개같이 되돌아와 마치 나를 재촉하듯이 바짓자락을 물고 늘어진다. 등산지팡이로 녀석의 꼬리를 살짝 건드리면 호들갑스럽게 미친 듯이 산을 타고 오른다.
머리 꼭대기에는 보름을 하루 넘긴 둥근 달이 훤히 떴다. 높고 맑은 가을의 한낮 같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산자락에서 중턱으로 오르면 소나무가 무성하다. 달빛에 비친 소나무 그림자와 나무 사이로 파고든 달빛이 다양한 형상으로 모자이크 조화를 산길에 연출한다. 시선을 바로 발밑에 두면 이 혼란한 자연의 예술에 길 감각이 둔해지고 어질어질해진다. 희끄무레한 산길을 장님이 지팡이에 의존하여 걷듯이, 나무 사이에 직선으로 내리비치는 은은한 달빛에 의존하여 산 잔등을 향해 오른다. 갑자기 뒤쪽에서 교회 종소리가 들린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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