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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행 003, 비오는 날에
바람이란 개의 여행일기
소리로 듣는 자유인의 생각
이른 새벽 우리가 눈을 떴을 때 장대비가 내립니다. 움직이는궁전을 세운 쪽으로 땅에 고인 빗물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궁전을 빗물이 고이지 않은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습니다. 바람을 동반한 비로 인해 움직이는궁전 실내 온도가 11도까지 떨어져 다소 쌀쌀합니다. 인간은 굴림방에서 좋은 친구에게서 선물 받은 전기방석을 깔고 드러누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아침을 먹고 늦잠을 푹 잤습니다. 우리는 안동을 벗어났습니다. 시내를 관통하는 35번 국도를 타고 우리는 현동, 태백 방면으로 향합니다. 빗줄기는 여전히 후드득거리며 창문을 때립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마음이 착 가라앉습니다. 가라앉은 정도가 아니라 왠지 모를 그리움과, 아쉬움, 온갖 감정이 교차하여 마침내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런 감정은 나와 인간이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별말을 하지 않고 그저 비 내리는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운전을 했습니다. 어제까지는 운전석과 조수석 가운데 자리에 앉아 초연하게 나는 낯선 땅, 낯선 곳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혼자 있기가 몹시 허전에 나는 인간의 무릎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운전에 방해가 된다며 인간이 슬그머니 나를 밀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머리를 낮추고 인간의 무릎에 안겼습니다.
서로 따뜻한 체온이 전이되면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억지 인정했습니다. 몇십 분 후에 우리는 작은 면소재지에 도착했습니다. 시각은 정오를 십여 분 남겼을 때입니다. 우리는 서낭당 옆에서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바로 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태연하게 기다렸습니다. 한참 후에 우리가 기다리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인간의 친구입니다. 인간의 친구는 곧 나의 친구란 말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의 차 조수석에서 몇 분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도 날씨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기분이 여느 때와 달리 가라앉은 듯했습니다. 일하다 말고 잠시 우리를 보러 온 친구를 뒤로하고 우리는 35번 국도를 타고 북으로 향합니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이야기...나그네의 동물 가족, 바람이.
낭독...글 읽어주는 고지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티스토리, TISTORY https://muhsk1.tistory.com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nageune-ui guseogguseog yeohaeng Every corner of the stranger modeun geos-eulobuteo jayuin, muhak Free from all, obsc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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