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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행 005, 우구치에서 만난 태양
바람이란 개의 여행일기
소리로 듣는 자유인의 생각
지난 한밤중 인간은 초저녁 잠에서 깨어 주차장을 서성였습니다. 인간은 청송을 떠나온 지 꿈에 시달리는 현상이 심화되었습니다. 눈을 감는 순간부터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꿈을 꾼다고 하는 말이 맞을 것입니다. 눈을 뜨면 시달리던 꿈의 내용을 거의 잊어버리고 그 일부만 기억합니다. 간밤에도 그랬습니다. 첩첩산중의 밤하늘에는 구름도 없고, 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꿈에서 깨어 바로 잠들지 못하고 왔다갔다하는 인간의 모습을 나는 운전석 내 잠자리에서 보았습니다. 혼자 내버려두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나는 그런 인간을 보고 기척을 내지 않았습니다. 새벽녘에 안개가 걷히고 있었습니다. 인간이 조수석 문을 여는 순간 나는 기지개를 펴고 땅바닥에 뛰어내렸습니다.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도움을 받아야 움직이는궁전 운전석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엊저녁에 드디어 나는 인간의 도움이 없이 움직이는궁전에 승하차를 맘대로 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혼자서 오르내리는 것이 재미가 있어, 나는 아침밥을 먹고 얼른 운전석을 차지했습니다. 조수석과 가운데 자리를 두고 내가 운전석을 좋아하는 까닭을 나도 모릅니다. 그냥 그 자리가 좋습니다. 우리는 하룻밤을 잘 보낸 오전약수터를 출발해 서벽으로 향합니다. 서벽까지는 8km이고, 가려면 해발 780m 주실령을 넘어야 합니다. 고개에는 승용차가 두 대 보이고 푸대자루를 망태기 대용으로 진 작달막한 노파가 막 산자락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요즘 무슨 나물이 보입니까?" 우리는 노파에게 넌지시 물었습니다.
"와 묻는겨, 그냥 가 보니더!" 퉁명스럽게 노파가 대답했습니다.
주실령을 넘어 골짜기를 틀어내려가면 인간이 몇 년째 이 길을 오가며 쉰 곳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 후진으로 올라갔습니다. 지난 비에 골짜기가 무너졌고 보수작업을 했습니다. 이 골짜기에서 인간은 작년 여름에도 며칠 쉬며 밤이면 홀랑 벗고 얼음보다 찬 물에 냉수욕을 하곤 했습니다. 올해는 골짜기가 붕괴되어 그렇게 하기는 틀렸습니다. 실망스런 마음으로 우리는 내리막길을 내려갑니다. 이 일대는 지난 번 비가 많이 왔나 봅니다. 여러 군데 골짜기가 무너졌습니다. 우리는 적당한 곳에 움직이는궁전을 세우고 골짜기를 탔습니다. 이내 우리의 바지가 나뭇가지와 잎사귀에 묻은 빗물에 젖어 축축했습니다. 몇 미터 들어가지 않아 우리는 바로 반가운 식물을 보았습니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이야기...나그네의 동물가족, 바람이.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이야기...나그네의 동물가족, 바람이.
낭독...글 읽어주는 고지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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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geune-ui guseogguseog yeohaeng
Every corner of the stranger
modeun geos-eulobuteo jayuin, muhak
Free from all, obsc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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