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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행 045, 청송과 영천에서
바람이란 개의 여행일기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한동안 우리가 비운 사이 뜰에는 붉은 접시꽃이 화려하게 피고, 옥수수 대도 제법 자랐습니다. 이른 봄에 산에서 뿌리를 옮겨 심은 잔데 싹이 진득찰과 환삼덩굴 사이에서 잘자라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없던 진득찰이 뜰을 가득 채웠습니다. 우리는 뽑을 엄두를 못 내고 이른 아침 할 일이 없이 월정리에 갔습니다. 차 문을 열어둔 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한 농부가 비닐하우스 옆에서 일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경적을 울렸습니다. 그를 나는 잘 압니다. 우리는 움직이는궁전을 세우고 그로 갔습니다. 그가 농약을 칠 준비를 하다가 우리를 보았습니다. 나는 시치미 뚝 떼고 한 번 크게 짖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그로 접근했습니다. 오른쪽에 비닐하우스 문이 열렸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나는 태어났습니다.
농부는 인간을 만나기 전 나의 주인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그를 본 나는 반가워서 장난을 쳤습니다. 그가 일을 마칠 동안 우리는 그의 가게에 갔습니다. 거기서 올리는 다리가 늘씬한 예쁜 동물을 만났습니다. 나는 이 동물을 처음 봅니다. 토끼처럼 양 눈이 옆에 붙은 이 날씬한 동물은 꼬리가 자라지 않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동물은 긴 다리로 유연하고 맵시 있게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나는 뒷걸음질치며 그 동물을 경계했습니다. 그런 나의 행동을 보고 전주인과 동네 사람이 놀렸습니다. 그 동물은 벙어리인지 나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태연하게 접근해 옵니다. 처음 대하는 낯선 동물에게 나는 약간 두려움을 느끼고 전 주인의 뒤로 숨었습니다.
그 동물은 인간과 함께 사는 동물이 아닙니다. 자연에서 활동하는 '고라니'라는 야생동물입니다. 전주인이 어미에게서 떨어져 혼자 방황하는 새끼를 데려다 우유를 먹이며 키웠다고 합니다. 야생동물은 인간과 교류하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이 동물은 사람이 움직이면 마치 나의 종족처럼 졸졸 따라다닙니다. 나는 이것이 신기합니다. 나와 이 동물의 차이점은 나는 인간에 의존하는 행동을 하지만, 이 날씬한 동물은 몸매를 자랑하기라도 하듯이 가게 구석구석 좁은 틈을 여유 있게 돌아다닙니다. 내가 가까이서 짖어도 반응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 동물을 보며 인간과 야생동물도 교감이 통한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언젠가 이 동물도 나처럼 성장할 것입니다. 그 후의 일이 우리는 궁금합니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이야기...나그네의 동물가족, 바람이.
낭독...글 읽어주는 고지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티스토리, TISTORY https://muhsk1.tistory.com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nageune-ui guseogguseog yeohaeng Every corner of the stranger modeun geos-eulobuteo jayuin, muhak Free from all, obsc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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