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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행 046, 감자와 하수오 그리고 지갑
바람이란 개의 여행일기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우리가 일한 고모산자락 20호 초소에서 바라보이는 산이 갈매봉입니다. 매일 갈매봉을 보면서 언젠가 우리는 산 잔등에 오르겠다고 벼뤘습니다. 갈매봉은 우리의 고정공간 뒷산이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깁니다. 개망초가 무성한 묵밭 둑을 따라 우리는 산자락에 접어들었습니다. 우리는 동네 뒤산에 어떤 약초가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맨 먼저 눈에 띈 것은 톱풀입니다. 이 식물의 잎과 줄기는 약으로 쓸 수 있고 '시초'라 합니다. 다음에 본 약초식물은 제비꿀로 한해살이풀입니다. 이 식물은 꽃이 피면 잎과 줄기가 말라 들어가고 "하고초"라는 약으로 쓰입니다.
제비꿀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톱풀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 번째 본 약초식물 가까이 접근하며 우리는 웃었습니다. 외줄기 덩굴식물로 길이 1.5미터 정도 자랐고, 심장모양의 잎이 달렸습니다. 모래가 섞인 푸석한 땅이어서 우리는 모처럼 긴 뿌리를 온전하게 캤습니다. 산 도라지와 잔대도 있습니다. 갈매봉 정상을 겨냥하고 우리는 음습한 골짜기로 바꾸었습니다. 드문드문 어린 더덕이 보입니다. 톱니가 달린 넓고 큰 잎의 여러해살이풀 끼절가리도 있습니다. 이 식물의 뿌리를 캐면 검습니다. 끼절가리의 말린 뿌리를 '승마라는 약재로 씁니다. 우리는 골짜기와 등성을 넘나들며 갈매봉으로 갈지자형으로 타고 오릅니다.
산 잔등에는 종 모양의 예쁜 꽃이 땅을 향해 핀 둥굴레가 많습니다. 그늘에 앉아 줄줄 흐르는 땀을 훔칠 때 전화가 왔습니다.
"형님, 어딘교?"
"뒷산!"
"얼른 내려오이소"
"막 올라왔는데."
"감자 삶았니더!"
"가져와!"
"못 가니더!"
"왜?"
"아시면서 와 카능교?"
전화를 한 사람은 순이 아빠였습니다. 그의, 전화를 받고 우리는 하산했습니다. 내려가며 우리가 만난 약초식물은 지치입니다. 오래된 지치의 뿌리 '자근'은 부패 탈락하여 홈이 파졌습니다. 이 식물의 자줏빛 뿌리에는 색소가 있어 씹으면 혀가 새빨개집니다. 인간은 감자를 아주 좋아합니다. 감자 생각에 우리는 급히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그 길로 순이 아빠네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큰 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익어가는 감자냄새가 고소합니다. 아직 덜 익은 자두를 김씨가 몇 개 따왔습니다. 단맛보다 신맛이 더 강합니다. 인간은 식초의 신맛은 싫어하고, 과일의 신맛은 좋아합니다. 삶은 감자를 삥 둘러앉아 먹습니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이야기...나그네의 동물가족, 바람이.
낭독...글 읽어주는 고지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티스토리, TISTORY https://muhsk1.tistory.com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nageune-ui guseogguseog yeohaeng Every corner of the stranger modeun geos-eulobuteo jayuin, muhak Free from all, obsc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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