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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행 008, 럭키라는 뚱뚱이 친구
바람이란 개의 여행일기
소리로 듣는 자유인의 생각
어떤 때 인간은 움직이는궁전 단속을 소홀히 합니다. 오늘 새벽만 해도 그렇습니다. 인간이 일어나자 마자 나에게 밥을 주고는 백여 미터 떨어진 화장실에 갑니다. 나는 얼른 밥을 먹고 인간의 뒤를 졸졸 따라가면서도 움직이는궁전이 걱정이 됩니다. 모든 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시각 이곳에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괜한 걱정을 합니다. 인간이 남자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는 소리를 듣고는 나는 움직이는궁전으로 달려가 지키고 있습니다. 저쪽에서 송아지만한 나의 종족개가 쇠줄을 질질 끌며 느릿느릿 걸어옵니다. 나는 저렇게 큰 개는 처음입니다.
청송 모계리의 순이누나도 덩치가 크지만 그녀보다 훨씬 크고, 놈의 얼굴이 내 몸보다 더 큽니다. 나는 놈이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놈은 아랑곳하지 않고 점점 가까이 옵니다. 놈의 덩치에 기가 죽어 나는 일단 움직이는궁전 밑으로 들어가 방어선을 구축하고 놈의 동태를 살핍니다. 놈의 뒤에서 파란 모자를 쓴 젊은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남자가 놈의 주인인 것 같습니다. 놈과 그의 인간을 보는 순간, 나는 나의 인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립니다. 놈은 분명 그의 뒤에 따라오는 사람을 믿고 나를 겁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자 하필 이럴 때 화장실에 간 인간이 얄밉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대한 놈은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내가 숨어있는 움직이는궁전 밑으로 기어들어옵니다. 놀라서 나는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당신 개 물지 않소?" 인간의 목소리입니다.
"물 지 모르고 사람이나 개만 보면 좋아서 난리에요." 남자가 여자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당신 개는 뭘 먹입니까?" 인간이 비꼬았습니다.
"이제 육 개월 밖에 안 되었어요." 남자가 그의 개 나이를 밝혔습니다.
"바람아, 쟤 덩치만 크지 너와 나이가 같아, 겁 먹지 말고 나와!" 인간이 쪼그리고 앉아 나를 들여다 봅니다.
나는 인간의 말을 듣고 차 밑에서 기어나와 그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러자 덩치 큰 놈도 그의 인간에게 안겼습니다. 두 인간의 품에 안겨 우리는 대치했습니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이야기...나그네의 동물가족, 바람이.
낭독...글 읽어주는 고지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티스토리, TISTORY https://muhsk1.tistory.com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nageune-ui guseogguseog yeohaeng Every corner of the stranger modeun geos-eulobuteo jayuin, muhak Free from all, obsc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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