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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행 009, 민둥산에서의 하룻밤
바람이란 개의 여행일기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여러 분은 민둥산하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나무가 없는 벌거숭이 산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그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민둥산하면, 그것보다는 러시아의 작곡가 무소르그스키가 쓴 '민둥산의 하룻밤'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나무가 없는 벌거숭이 산의 칠흙 같이 깜깜한 밤을 생각해 보십시오. 온갖 도깨비들과 악마들이 광란의 무도회를 연출하는 민둥산을 한번쯤 생각해보십시오. 괴이한 산의 한밤중의 풍경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민둥산에 있습니다. 나를 만나기 전부터 인간은 민둥산을 좋아했고, 언젠가 기회되면 민둥산이란 이름을 가진 한반도의 산에 가갰다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인간은 정선 땅을 여러 번 밟았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정선에서 그리 멀지 않은 민둥산을 벌써 찾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벼르어오던 민둥산에 지금 우리가 있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민둥산 정상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민둥산을 자랑하는 정선군 남면의 어느 곳에 있습니다. 한가운데 축구장이 있고, 가장자리에 완충 장치가 된 반질반질한 녹색 산책로가 있으며, 황톳물이 쿨렁쿨렁 흐르는 소리가 요란한 곳입니다.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는 계곡 건너를 다니는 낭만적인 기차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간밤 정선읍 조양강변에서 푹 자고 아우라지촌을 찬찬히 구경한 후 이곳에 왔습니다. 오는 도중에 화암동굴도 구경했습니다. 화암동굴을 지나 424번 지방도를 타고 여기에 왔습니다. 민둥산 진입로를 지나오면서도 우리는 그곳을 지나쳤습니다. 그곳을 알리는 눈에 띄는 이정표조차 없는 험한 길이었습니다.
흙보다 돌이 많은 정선의 밭을 우리는 눈여겨 보았습니다. 논이 없고 가파른 산비탈을 갈구어 만든 돌밭에는 감자와 고냉지 배추 등 밭 작물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정말 오랜만에 진기한 것을 보았습니다. 황소가 쟁기를 끌고 농부가 흥얼흥얼 노래하는 것을 꼬부랑 고갯길을 내려오면서 보았습니다. 농부는 정선아라리를 읊조리며 밭을 갈고 있었습니다. 장단은 황소가 음머 맞추었습니다. 내 생각 같아서는 달도 별도 없는 이 초저녁 민둥산 꼭대기에 올라가 짓굿은 도깨비와 귀여운 요정과 놀고 싶은데, 인간의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인간은 어제 정선읍에서 먹다 남은 옥수수 막걸리를 비우고 알딸딸한 기분에 젖어 걸음걸이가 신통찮아 밤 산에 오르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이야기...나그네의 동물가족, 바람이
낭독...글 읽어주는 고지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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