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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의미
소리로 듣는 자유인 생각
종종 무슨 의미가 있을지 생각한다. 하루건너 비가 내리는 이 아침, 날씨로 말미암아 꼭두새벽부터 가끔 매달리는 '모든 것에 의미'에 매달린다. 그 첫 번째가, 앉은상 오른쪽 귀퉁이에 있는 큰 통인데 거기에 시커먼 내용물이 담겼다. 준비한 건, 지난여름이었고 일 년여 만에 여러 벌 걸러 시커먼 추출액을 담았는데, 약 10ℓ쯤이다. 등 뒤쪽에도 같은 양의 내용물을 담은 용기가 4개 있다. 그 중 하나는 작년에 준비한 게 아니다. 올봄에 작업했는데 1차 발효 과정을 빨리 마쳤다. 술과 효소는 다르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만형자란 열매를 술에 담그면 처음에는 위로 뜬다.
열매가 밑으로 가라앉으면 숙성이 되어 먹을 수 있다. 이 열매를 담그면 처음에는 밑에 가라앉는다. 그럴 수밖에 설탕의 끈적거리는 성분으로 열매를 마치 접착제로 붙인듯한 현상으로 말미암아서이다. 그러다가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 의해 발효가 진행할수록 열매가 뜨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발효가 되면 열매는 부상한다. 비 내리는 아침, 첫째로 무슨 의미가 있을지 갸우뚱거리는 게 바로 달맞이꽃 효소다. 이를 시작한 건, 내 뜻이 아니었지만 받아들여 주문한 사람이 시키는 대로 했다. 자주 저어주고 들여다보면서 당도와 점도를 나름대로 관찰하기도 했다.
푸릇하던 전초를 잘라 넣은 건 거르기 전 상태에서 이미 뭉그러진 상태였다. 녹색 식물이 설탕을 만나 화학반응을 하면서 재료 및 추출액이 시커멓게 변한 것이다. 결과를 두고 기대에 못 미치는 양에 실망했기에 아침부터 저 일을 한 것에, 또 올해도 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대충 지난해 들이부은 설탕만도 130㎏이다. 주문자가 반드시 1 대1를 정확히 지키라는 말에 따라 소수점 이하 두 자리 수까지 잴 수 있는 디지털 저울로 그렇게 했다. 따라서 원재료도 130㎏이 들어갔다. 현재 4분의 1을 짜기 및 거르기 작업을 한 결과 솔직히 나로서는 어안이 벙벙하다.
하략
글...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무학.
낭독...글 읽어주는 강지식.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눈맞추고
♣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인
♣ 나그네의 구석구석 여행
♣ 이맘때 야생화, 한국의 고택과 전통가옥, 물이 있는 풍경, 국보와 천연기념물, 세상의 모든 약초 약용식물, 곤충과 벌레를 찾아나서는 나그네의 여행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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